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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본주의 논쟁사> 역자 서문 본문
제가 번역한 책 <일본 자본주의 논쟁사>가 출간되었습니다. 역자 서문을 블로그에 싣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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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본주의 논쟁사
일본 자본주의 논쟁은 급속한 사회의 변화를 겪고 있는 당대에 현 사회의 성격이 무엇인지를 진단하고 이를 토대로 실천적 변혁운동의 방향을 정하고자 시작된 과정이었다. <일본 자본주의 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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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본주의 논쟁사 | 고야마 히로타케 - 교보문고
일본 자본주의 논쟁사 | 일본 자본주의 논쟁은 급속한 근대화를 경험하며 모순을 극복하고자 사회의 정치·경제적으로 사회운동의 방향성을 두고 규명하기 위한 논쟁이 벌어진 중요한 역사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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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본주의 논쟁사 - YES24
일본 자본주의 논쟁은 급속한 근대화를 경험하며모순을 극복하고자 사회의 정치·경제적으로사회운동의 방향성을 두고 규명하기 위한 논쟁이벌어진 중요한 역사적 과정이었다. 일본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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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서문]
1980년대 한국 학생운동의 NL-PD 논쟁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아도, 이와 유사한 구도의 논쟁이 1920년대 일본에서 이미 진행되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바로 본서가 다루는 ‘일본 자본주의 논쟁’이다. 이들 논쟁은 모두 현 사회의 성격이 무엇인지를 진단하고 이를 토대로 변혁운동의 진로를 제시하고자 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이러한 논쟁은 현 한국에서 큰 의미를 갖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필자가 보기에 양 논쟁이 다루는 주제와 이들이 참고하는 문헌 모두 이미 역사적으로 시효를 마친 스탈린주의적 편향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자본주의 논쟁’을 지금 알아보는 것에 의의가 있다면 다음의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첫째로, 일본 자본주의 논쟁은 일본이 근대국가로 변모하고 자본주의를 확립해가는 과정을 좌익 계열이 어떻게 이론적으로 이해하려 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현실 운동으로 이어지는지 보여준다. 마르크스에 따르면 자본주의는 온갖 사회적 폐단과 소외를 만들어냈지만, 동시에 근대적 제도와 민주주의를 가져오기도 했다. 이를 도식화하여 단계로 구분한 스탈린은 사회주의 혁명에 선행해 봉건적 계급으로부터 부르주아 계급으로 권력이 이행되어 부르주아 민주주의가 확립되는 부르주아 혁명의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메이지 유신을 통해 근대 자본주의가 도입되었음에도 1945년 패전 이전까지 ‘다이쇼 데모크라시’의 짧은 시기를 제외하면 부르주아 민주주의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고, 천황제와 군부를 통한 전제적인 정치가 유지되었다. 서구 문물과 함께 유입된 사회주의를 받아들인 일본인들이 당시 자국의 사회구성체가 자본주의인지 혹은 봉건제인지를 두고 논쟁했던 것은 이러한 귀결이다. 이를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 향후 어떠한 방향으로 변혁운동을 할 것인지―즉 천황제를 비롯한 봉건제를 상대로 싸울 것인지(강좌파), 혹은 산업자본가를 상대로 싸울 것인지(노농파)―가 크게 갈리기 때문이다.
둘째로, 일본 자본주의 논쟁은 패전 이후 일본 정치사를 이해함에도 도움을 준다. 전후 일본 정치의 혁신계열을 양분하는 공산당과 사회당의 노선 차이는 거칠게 이야기하면 1920년대 강좌파와 노농파 간의 논쟁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전후 일본공산당은 자국을 식민지로 인식하고 민족민주전선을 결성해 미군정과 천황제를 대상으로 투쟁하려 했던 반면, 일본사회당은 자국을 국가독점자본주의 단계로 보아 의회와 사회운동을 통한 사회주의 혁명을 목표했다. 이러한 차이는 과거 자본주의 논쟁에서의 강좌파와 노농파가 형성한 인식이 그대로 이어진 것으로, 일본의 자민당·사회당 양당 체제(소위 55년 체제) 아래 혁신계열의 정치와 경로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논쟁사를 살펴보며 보다 깊은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셋째로, 일본 자본주의 논쟁은 한국의 사회운동 및 진보정당 운동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1980년대 한국과 1920년대 일본 좌익들의 쟁점은 신식민지냐(PD) 반식민지냐(NL), 자본주의냐(노농파) 반봉건이냐(강좌파)로 서로 상이했지만, 이들 쟁점을 통해 나뉜 전선은 '현재 우리나라의 역사발전단계에서의 위치는 어디인가'라는 점에서 양국이 동일하다. 그리고 애석하게도 양국의 좌파는 모두 이 논쟁을 시원하게 끝내지 못했다. 보편성을 경시하고 자국을 봉건제로 보아 통일전선체를 주장한 일본의 강좌파와 한국의 자주파(NL)는 빠른 속도로 우경화했다. 한국의 민중민주파(PD)는 설득력있는 대안사회를 제시하지 못하고 수세적으로 한국 자본주의에 대한 분석만 반복한다. 마찬가지로 일본의 노농파도 전전의 유연하고 현실적인 운동 정신을 어느정도 잃고 전후에는 '궁핍화 혁명론'에 매달려 '혁명 대망론', 즉 혁명적 정세가 찾아오길 기다리는 수세적이고 한심한 입장에 서게 되었다. 결국 같은 고민과 같은 상황이 시간차를 두고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일본과 같이 한국 좌파가 완전히 몰락한 상황은 아니므로, 과거를 통해 현재를 배울 약간의 시간은 남아있을 것이다.
필자가 꼽은 위의 의의 외에도 독자들께서 각자의 가치 있는 의의를 발견해내실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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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53년 출판된 고야마 히로타케 선생의 ‘일본 자본주의 논쟁사’를 번역한 것이다. 마르크스주의 경제사학자이자 군사기술 연구자였던 저자는 당시 일본공산당 당원이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출간 이듬해인 1954년 일본공산당 내의 격렬한 분파 투쟁 가운데 가미야마파의 제명과 함께 제명당한다. 일본공산당의 선명한 강좌파 학자 중 하나였던 저자는 제명 이후 기존의 입장을 바꿔 친(?) 노농파적 입장을 취하게 된다. 따라서 한국어로 번역된 저자의 다른 저작 ‘전후 일본의 공산당사(어문학사)’와 ‘일본 마르크스주의사 개설(이론과 실천)’에서 일본공산당을 비판하고 노농파 원로 야마카와 히토시 등을 긍정적으로 묘사한 반면, 본서는 저자가 아직 강경한 강좌파적 입장을 유지하던 시기의 저작이므로 일본공산당과 강좌파 이론가들에 대한 긍정적 묘사를 넘어 찬양에 가까운 논조가 나타난다. 본서에서 강좌파 이론가들의 업적을 노골적으로 칭송하는 반면 노농파나 해당파 등 강좌파와 반목하던 세력에 대해 ‘가짜 사회주의자’, ‘트로츠키주의 책동’ 등 강하게 비판하는 것은 이러한 사정에서 비롯한다. 논쟁의 역사를 연구한 서적이 한쪽 세력에 대놓고 편향된 입장을 취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현재까지도 본서는 방대한 논쟁사를 세부적으로 최대한 다루었다고 인정받는다. 그래서 독자 여러분께선 저자의 편향적인 코멘트나 논조보다는 저자가 서술한 사실관계 등을 위주로 본서를 읽어주시길 부탁드린다.
본서의 원서는 1945년 이전 전전논쟁을 다룬 상권과 1945년 일본의 패전 이후 논쟁을 다룬 하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서는 상권은 모두 번역되었으나, 하권의 경우 책이 쓰인 시점의 지엽적이거나 검증되지 않은 논쟁에 대한 소개가 많고, 특히 저자가 직접 겪은 논쟁에 대한 소개이기 때문에 정파성과 편향성이 과도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하여 3장까지만 번역되었다. 이 점 독자님들의 너른 양해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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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께서 도와주셨기에 이 책을 번역할 수 있었다. 번역출판을 고민하던 차에 선배 번역자로서 큰 도움을 주신 ‘공명당과 창가학회(어문학사)’의 역자 권병덕 님, 매끄러운 번역을 위해 아낌없이 조언을 준 노지윤님, 임현창 님께 큰 감사를 드린다. 또한 교열 작업을 꼼꼼함과 성실함으로 도와준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이재현 님께, 그의 도움 덕에 부족한 번역이 봐줄만 하게 되었기에 특히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역자의 출판제안서를 흔쾌히 수락하시고 출판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애써주신, 그리고 역자의 게으름 탓에 늦어지는 번역 일정을 늘 이해해주신 어문학사 윤석전 대표님과 편집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 책의 오역이나 매끄럽지 못한 번역의 책임은 전적으로 역자 개인의 역량 부족과 게으름에 있다.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린다.
2022년 10월의 화창한 가을날
안암동 유일의 인문과학서점 ‘지식을담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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