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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담 MS IGLOO 중력전선 인트로 대사 ‘독수리 내려앉다’

0079char 2025. 4. 30.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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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옛날 옛적의 유물이 되어버린 중력전선. 풀 3D로 진짜처럼 움직이는 자쿠를 보며 어릴 적 느꼈던 전율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지금 보면 꽤 구린 모델링이 군데군데 보이는데, 그땐 이만한 작화는 없다고 생각했었지…

각설하고, 기억하기로 매 화 오프닝마다 키시리아 자비의 나레이션과 웅장한 군가풍 행진곡이 깔린 지온공국의 지구강하 작전 프로파간다 영상이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원문은 다음과 같다.

鷲は舞い降りる!
これはスペースノイドにとって大きな飛躍なのである。

ギレン総帥は決断されたのだ。
ジオン独立戦争開戦劈頭、我々は正義の剣を地球へと打ち込んだ。
しかるに、地球連邦の者どもは未だ重力に呪縛され惰眠を貪っている!

総帥はこのキシリアに命じられた。
最早我が軍による正義の鉄槌を下す為、重力戦線を形成すると!
真の自由の為に我々は重力の坩堝へと舞い降り、地球の解放を約するものであると!

독수리 내려앉다!
이는 스페이스노이드에 있어 크나큰 도약이다.

기렌 총수께선 결단하셨다.
지온 독립전쟁 개전 벽두, 우리는 정의의 검을 지구에 꽂아 넣었다.
그럼에도, 지구연방 놈들은 아직도 중력에 속박된 채 뭉그적대고 있다!

총수께선 나 키시리아에게 명하셨다.
이제는 우리 군이 직접 정의의 철퇴를 가하기 위해, 중력전선을 형성하라고 말이다!
진정한 자유를 위해 우리는 중력의 도가니 속으로 내려앉아, 지구의 해방을 기해야 한다고 말이다!


저 ‘독수리는 내려앉다’는 대사의 독수리는 わし(와시)라고 발음하는데, 이게 고풍스러운 1인칭 대명사인 儂(와시)와 같기 때문에 ‘나는 내려간다’는 오역도 있었다.

키시리아가 친히 내려가신다는 의미가 된다.

그러나 키시리아가 가르마마냥 자쿠 타고 돌아다닌 것도 아니므로, 독수리라고 번역하는게 맞다.

무엇보다 ‘독수리 내려앉다’는 대사 자체가 2차 세계대전 독일군의 가상의 강하작전을 다룬 잭 히긴스의 책 ‘독수리는 날개치며 내렸다(원제: The Eagle Has Landed)’의 제목에서 따온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일본어 번역본 제목이 「鷲は舞い降りた」, 번역하면 ‘독수리 내려앉았다’이다.

‘독수리는 날개치며 내렸다’ 일본어 번역본 표지

위 책은 독일군 공수부대의 가상의 처칠 납치 작전을 다룬 소설인데, 결국 실패하는 것으로 끝난다. 별개로 중력전선 스토리에서는, 강하작전이 결국 실패로 끝난다는 것만 동일할 뿐, 위 소설을 오마쥬한 부분은 크게 없는 것 같다.



오프닝의 프로파간다 영상에 깔린 배경음악은 중력전선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1번으로 수록된 「鷲は舞い降りる」 이다. 나무위키에선 독일군의 ‘전차의 노래(판쩌리트)’라고 소개했는데, 멜로디가 전혀 다르다. 왜 그렇게 적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잘 알지 못하는 것에 오독하고 그 오류를 시정하지 않으면 독수리 내려앉는다는 말이 키시리아님 지구에 내려오신다는 말로 바뀌기도 하는 것이다.
어쩌면 자신의 행동이 오류임을 알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른다. 어쨌든 일본어로 번역하면 똑같이 와시와마이오리루 라고 읽는데, 외관상 똑같으면 그게 그것인 것 아닌가? 혹은 다른 해석일수도 있는 것 아닌가?
그러나 명백한 레퍼런스가 있고 규범이 있다면 그것이 옳은 것이다. 외관상 혹은 명목상 같아 보인다고 하더라도 중심이 글러먹었으면 전혀 다른 것인 것이다. 그저 흉내를 내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자막제작자나 일본어 번역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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