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제국주의
- 오시오 헤이하치로
- 스즈키 모사부로
- 혁명적공산주의자동맹
- 평화헌법
- 야마카와 히토시
- 전공투
- 도쿄대 투쟁
- 중핵파
- 후쿠시마 미즈호
- 인신세의 자본론
- 일본 좌파
- 노농파
- 일본에서의 사회주의에의 길
- 일본 사회당
- 일본 공산당
- 일본 녹색당
- 사이토 코헤이
- 에다 사부로
- 정의당
- 일본형 사회민주주의
- 구조개혁파
- 사회민주주의
- 안보투쟁
- 니혼대 투쟁
- 일본사회당
- 일본 사민당
- 강좌파
- 일본 정치
- 구조개혁론
- Today
- Total
방구석 룸펜
일본사회당과 '길'문건- 배경 설명 및 맛보기 본문

보다 효율적인 이해를 위해 반말로 쓰여진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1. 배경설명
일본사회당은 1945년 창당됨.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사민주의자들에 의해 창당되었는데, 창당의 목표는 '비공산당 좌파들의 결집'이었어. 그러니까 말하자면 빅텐트 좌익 정당.
창당했을 시기 일본은 패전 직후였고 미군정에 의해 지배받고 있었어. 전쟁 이전부터 일본 내 좌파들은 일본공산당을 '무오류적 존재'로 추앙하며 거의 전적으로 따르고 있었어. 그런데, 일본 공산당은 패전 직후부터 입장을 몇차례에 거쳐 극단적으로 왔다갔다하는 오류를 범함(참고: 짤로 정리한 일본공산당 역사). 대충 전쟁 끝나고 미군정의 지배를 사람들이 받아들이고 있는데, 좌익의 구심점이나 다름없던 일공이 '중국식 농촌유격대 혁명을 해야한다'면서 여기저기 화염병을 던지고 다녔으니, 정세판단을 제대로 잘못 수행한 것이지. 그래서 일공의 지지율은 다음 총선에서 바닥을 침.
한편 이런 상황에서 가장 반사이익을 본 것은 당시의 사회당. 좌파+반전평화주의자들에게 엄청난 지지를 얻어서 집권까지 성공함. 그런데 당시 사회당은 우파 주도의 정당이었고, 좌파가 내각에 입각하는 것을 거의 허용하지 않았으며, 정책 추진도 지지부진했음. 빡친 좌파는 '우리가 사회당의 당내 야당이다'라며 사회당 정부가 하는 일에 열심히 반대를 함.
결국 갈등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사회당은 좌(左)사회당과 우(右)사회당으로 분열되게 됨. 주된 분열의 원인은
1) 마르크스주의냐 아니면 사민주의적 복지국가냐
2) 호헌 평화주의냐 아니면 국제적 현실주의냐
이정도 인데, 당내 좌파는 사민주의적 복지국가를 개량주의적 시도라며 배격했고, 대체로 호헌 평화주의를 양보하지 않으려 했어. 당내 우파는 사민주의적 복지국가를 지향했고, 국제적 현실주의를 지향하며 '미일 안보조약' 등에 찬성하려 했고.
근데 그렇게 막상 서로 다시는 안 볼 것처럼 분열했는데 좌사회당 우사회당이 선거 결과가 좀 괜찮은게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 같네?
그래서 55년도에 다시 통합함(#). 이 때를 기점으로 90년대 중반까지 약 40년간 소위 '55년 체제'라는게 형성돼. 자민당이 대충 의석의 2/3정도 가져가고, 사회당이 1/3을 가져가는게 55년 체제인데, 양당제라고 보기는 애매해서 1.5당제라고도 함. 일본의 개헌선은 의석 2/3인데, 항상 사회당이 1/3정도는 가져가니, 이 체제하에서는 자민당이 평화헌법을 고치는 것도 불가능하고, 사회당이 집권을 하는 것도 불가능한, 참으로 애매한 상황이 돼.
아무튼 55년 체제가 형성되고 사회당내 좌우파는 불편한 동거를 시작해. 사회당은 당시 노총 중 하나였던 총평의 압도적인 지지를 통해 세를 유지했어. 그런데 총평의 노조 관리는 대체로 상당히 좌경화된 맑스주의자들이야. 선거든 당 운영이든 총평의 지지와 자금 지원으로 다 굴러가는데, 이 총평 분들이 당내 우파들이 정책을 우경화하지 못하게 막아버려. 사민주의, 복지국가 이런 소리를 하는 순간 총평 아재들이 나타나서는 'ㅎㅎ 그럼 다음 선거때 님 지지 안함'이라고 해버리니 할 수 있는게 없지.
당내 우파의 불만이 이렇게 쌓여가던 중에 일이 터져. 원래 사회당은 현역 의원이 당 대의원을 겸하는 구조였는데, 그걸 폐지하고 현역 의원도 대의원 선거에 나가는 식으로 바뀐거야. 근데 거기서 현역 우파 의원들이 대의원 선거에서 참패하는 일이 일어나. 지역위원회에서 현역 의원이 지지를 못 받아버린거야. 자기들 말도 안먹히고, 당 운영에 대한 영향력도 바닥나버린 사회당 우파는 결국 분열을 선택하고 민사당을 차려. 좌파는 분열까지는 막으려 했지만 별 수 없었고. 이후 사회당에 남은 좌파들과 일부 우파들이 기존의 강령을 대체하는 문서로서 채택한게 바로 '일본에서의 사회주의에의 길(통칭 '길')'이야.
2. '길'의 특징
'길'의 특징은 당시 사회당 좌파가 갖고 있던 정세관이나 이론을 파악하는데에 큰 도움을 줘. 특징 중에 도드라지는건 크게 세가지가 있는 것 같네. 1) 궁핍화 혁명론, 2) 개량주의 배격, 3) 평화혁명론과 PT독재, 이정도일 것 같아.
1) 궁핍화 혁명론
'길'은 사회주의의 필연성은 국민의 여러 계층들이 국가독점자본주의의 수탈로 인해 궁핍해질 수 밖에 없는데에서 나온다고 주장해. 비록 고도성장을 통해 경제가 상당히 발전했지만, 그 속에서 대다수 민중은 수탈당하고 있고, 자본이 소비문화를 강권하니까 소득에 비해 소비가 높아지니 빈곤해질 수밖에 없다, 대충 이런 논리야. 자본주의는 자기 자신의 무덤을 파고 있다, 라는 맑스의 명제와 꽤 닮아 있어. 시간은 우리 사회당의 편이다, 열심히 대중을 조직하면 자본주의의 위기가 온다, 그 때 우리가 준비되어있으면 한 번에 다 무너뜨릴 수 있다는게 강령의 내용이야. 이게 특징인 이유는, 1980년대~90년대에 '길'의 내용을 점차적으로 포기하기 전까지 이게 사회당의 주된 정세관이었다는 점 때문이고, 그리고 사회당은 그 때 의석 1/3을 갖고 있는 일본의 제1야당이었다는 점 때문이지. 서구 사민주의 정당중에 이렇게 원론적인 마르크스주의의 입장을 갖고 제1야당의 입지를 가졌던 당은 잘 없으니까.
2) 개량주의 배격
'길'은 또 사회민주주의와 개량의 사상, 복지국가를 철저하게 배격하는 모습을 보여. 개량주의는 부르주아가 허용하는 테두리 내에서의 진보이고, 그런 태도로 집권하는건 불가능하며, 설사 집권한다 한들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다는 식이야. 원론적으로 맞는 말이기는 한데, 이런 태도가 후에 사회당의 현실정치에서의 정책입안능력이나 조율능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해.
3) 평화혁명론과 PT독재
보통 사민주의 정당의 평화혁명론이라 하면 선거투쟁을 통해 다수당이 되어 헌법을 사회주의적으로 개정한다는 정도로 생각을 할거야. 그런데 사회당의 평화혁명론은 약간 달라. 사회당의 평화혁명론은 '궁핍화 혁명론'의 연장선상에서 보아야 해. 즉, 일상적인 사회운동과 투쟁들을 사회당이 지도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민주적 다수파(민중)을 얻어야 하고, 그들의 압도적 지지를 통해 의회를 장악한다, 이게 평화혁명론이야. 한국의 현 상황에 빗대면 사회운동정당이 되겠네. '길'은 폭력투쟁 노선을 명시적으로 배격하지만 그렇다고 그 내용이 의회주의적이지는 않아. 평화혁명을 위해 당이 사회운동의 지도적 역할을 갖고 있지 않으면 반혁명에 의해 정권이 탈취될 것이라는 판단이 있기 때문이야. 1
그렇다면 선거를 통해 정권을 한 번 얻는다고 반혁명 세력이 없어질 수 있을까? 당연히 '길'도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해. 그래서 사회당이 정권을 얻는 경우를 두 가지로 나눠서 설명해. 하나는 그냥 정세에 따라 연립정부에 들어가거나 단독정부를 구성해야 하는 상황, 또 하나는 민주적 다수파의 압도적 지지로 사회주의를 건설하기 위해 정권을 얻는 상황이야. 후자의 경우, 반혁명을 저지하기 위해 민중의 압도적인 힘을 빌릴 수 있고, 당의 올바른 지도가 있다면 반혁명의 정권 탈취 시도를 압살할 수 있다고 주장해. 또, 미국 제국주의 등에 의한 정권 탈취 압력도 있을 수 있겠지만 국제 정세상 앞으로 그러기는 힘들 것이다, 이렇게 낙관적으로 판단하지(불과 9년 뒤 아옌데가 죽었..). 그렇게 사회주의로 이행하는 과도기적 정권을 끝내면 반혁명의 저항 의지는 없어질 것이다 라고 판단해. 선진 자본주의 국가의 제1야당 치고 상당히 급진적인 아이디어 아닌가 싶다.
3. 나가며
아무튼 사회당 강령들을 읽는 분들께 전후 상황 설명에 도움이 될까 싶어 요약을 해보았어. 빠른 이해를 위해 설명이 생략된 부분이 많은 점 양해 부탁해요.
- 아마 여기엔 무장투쟁노선으로 폭망한 일본공산당의 전례나, 당시에도 과격한 무장투쟁을 진행중이던 일본 신좌파의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본문으로]
'낙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좌파가 일본사회당을 바라보는 각자의 관점들 (4) | 2020.12.17 |
---|---|
일본사회당 '길' 문건에서 드러난 몇 가지 특징들 (0) | 2020.12.15 |
왜 정의당 좌파는 일본사회당을 공부해야 하는가?(잡설) (0) | 2020.09.21 |
짤로 정리한 일본 공산당 1950년대 당내 갈등 (0) | 2020.09.14 |
계급적 정치의 복원과 (민주)사회주의의 대안 (0) | 2020.09.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