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협정 불승인 선언(일본사회당, 1965년)

  사토 내각과 자민당은 오늘 한일 조약, 협정 및 관련 국내 법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일 조약 안건의 심의 경과 내용에 비추어 볼 때 한일 조약, 협정 및 관련 국내 법안은 무효이며 일본국 헌법을 위반한 것이고 의회 민주주의의 원칙에서 볼 때 부당하다.

  따라서 일본사회당은 이를 승인하지 않는다.

 
첫째, 한일협정 안건은 심의 과정에 있어 무효이다.

  중참 양원의 심의에서 자민당은 국회법・양원 규칙・관습을 위반하여 한일협정 안건을 강행했다. 자민당이 주장하는 양원의 "의결"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고 다만 그들이 사후에 멋대로 만들어 낸 것에 불과하다.

둘째, 한일협정의 내용은 일본국 헌법에 위배된다.

  한일협정은 남북으로 분단되어 있는 조선의 남반부 정권을 사실상 전 조선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 정권으로 간주하고 체결되었다. 이는 한국과의 국교 정상화를 통해 실질적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일본, 한국, 대만 등을 잇는 군사 동맹을 결성하고 한국 시장에 일본의 독점자본이 진출하는 길을 열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일본은 남북으로 나뉜 조선의 분단을 더욱 고착화시키게 되고, 36년에 걸친 일본의 조선 식민지 통치를 청산하기는커녕 반대로 일본, 조선 두 민족의 우호를 방해하게 된다. 이것은 일본의 군사 동맹 참가를 금지하고 안보를 국제적인 신의에 의탁한 일본국 헌법에 위배된다.

셋째, 한일협정은 의회 민주주의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일본 국민에게 권위와 구속력을 가지지 않는다.

  국회가 헌법에 규정되었듯이 진정한 국권의 최고 기관으로서의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평화와 안전과 민주주의의 근본을 건드리는 심각한 문제는 반드시 국회에서 전모를 밝히고 철저한 심의를 거쳐 국민이 충분히 납득한 후에 옳고 그름을 논해야 한다. 그러나 자민당 정부는 한일회담의 모든 과정과 국회의 심의에 있어 시종일관 핵심적인 사항은 모조리 국민에게 숨겼고, 한일협정에 대한 국민의 의혹이 짙어지던 중에 일방적으로 국회 심의를 끊어버렸다. 이것은 중대한 문제는 국회에서 충분히 심의하고 의견이 대립할 때는 국회를 해산하여 국민에게 신임을 묻는다는 의회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에 어긋난다.

 

  일본사회당은 이상의 이유로 한일 조약, 협정 및 관련 국내 법안은 무효이며 일본국 헌법을 위반한 것이고 의회 민주주의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부당한 것이라 단언한다.

  사회당은 일본, 조선 양 민족의 영원한 우호와 일본의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해 이상의 입장을 견지하고 앞으로도 호혜 평등의 입장에서 남북 양 조선과 계속해서 교류할 것이며, 조선 통일의 실현을 지원하고 장래에 통일 정부가 나타날 때 일본과 조선의 정식적이고 완전한 평화적 외교 관계를 수립하기 위해 분투할 것이다.

  일본사회당은 한일 조약, 협정 및 관련 국내 법안의 불승인을 여기에 엄숙하게 선언한다.

 

1965년 12월 11일 일본사회당 당중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