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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사회주의에의 길 (1964) ② 제2장 - 평화혁명의 조건과 이행의 과정 본문

일본 좌파 운동 번역/일본사회당

일본에서의 사회주의에의 길 (1964) ② 제2장 - 평화혁명의 조건과 이행의 과정

0079char 2020. 9. 22.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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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문서는 사회당의 공식 강령은 아니지만, 좌-우 통합 사회당 내에서 좌파가 사실상 당권을 장악하는 데에 성공함과 동시에 기존의 강령을 대체하며 사실상의 강령으로 쓰인 문서입니다.

복지국가 지향을 노선으로 삼은 서구의 사회민주주의에 비해 일본의 사회민주주의는 사상의 본류(?)인 마르크스주의와 상당히 가깝다고 평가됩니다. 이러한 일본 사민주의의 경향을 '일본형 사회민주주의'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본 문서는 소위 '일본형 사회민주주의'가 무엇인지 파악하기에 가장 좋은 자료라 여겨지고 있습니다.


제1부와 제2부로 나뉘어 있지만 제1부는 2부의 연구, 조사 자료들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2부를 싣습니다. 

본문의 문장들이 긴 호흡으로 이뤄져 있기에, 원문에 볼드체가 없음에도 중간중간 이해를 돕기 위해 볼드체를 추가했습니다.

-역자 주-
목차

서문을 대신하여

제1장 일본에 있어서의 사회주의와 사회당의 임무
  1. 사회주의 혁명의 필연성
  2. 사회주의의 원칙과 기본목표
  3. 사회당의 임무

제2장 평화혁명의 조건과 이행의 과정
  1. 평화혁명의 조건
  2. 이행과정에 대한 구체적 전망과 여러 방도
  3. 과도적 정권과 사회주의 정권

제3장 의회제 민주주의와 우리 당의 투쟁
  1. 부르주아 민주주의와 의회제 민주주의
  2. 일본의 의회제 민주주의의 현 상태와 우리의 투쟁

제4장 대중투쟁의 의미
  1. 대중투쟁의 중요성
  2. 각종 대중투쟁
  3. 대중투쟁에 관한 약간의 중요문제
  4. 대중투쟁, 선거투쟁, 반독점국민전선, 정권수립
  5. 대중으로부터 신뢰받는 당

제5장 외교노선과 국제연대
  1. 제2차 대전 후의 새로운 동향
  2. 일본 지배계급의 대외노선
  3. 적극적 중립의 의의
  4. 안전보장으로의 길
  5. 국제연대

*문서가 매우 깁니다. 개괄적으로 요약한 문서를 먼저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링크

 

 

일본사회당 전 당수이자 본 글의 저자인 스즈키 모사부로(1893~1970)

 

제2장 평화 혁명의 조건과 이행의 과정



1. 평화 혁명의 조건


  오늘날 세계의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서 무력투쟁에 의하지 않고 권력을 쟁취하고 평화적으로 사회주의로 이행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즉 무장 봉기와 내란에 호소하지 않고 의회와 대중 투쟁에 의한 민주적 방식으로 국민들 사이에 민주적 다수를 결집하여 반동 세력을 정치적으로 고립시키고 억제하고 반혁명적 폭력의 발동을 저지하면서 권력의 이동을 실현하고 사회주의의 원칙에 입각한 사회의 제개조를 행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이 평화 혁명의 길은 바람직할 뿐만 아니라 현대의 혁명에 있어서 가장 효과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법이다. 이에 반해 과거에 지배적이었던 폭력 혁명은 객관적으로 가능성을 잃어 가고 있으며, 오늘날 이것을 목표로 하는 것은 오히려 혁명을 멀어지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달하고 민주주의의 일정한 정착이 이뤄진 일본에서는 특히 그러하다.
  우리나라에서 평화 혁명에 유리한 조건으로 간주되는 것은 사회주의의 평화 체제의 형성 등 세계적인 역관계의 근본적인 변화 외에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제도의 발달과 의식의 정착, 사회주의를 위한 물질적 기초의 성숙, 일본을 둘러싼 국제 환경, 노동 계급의 역량 증대, 사회주의 지도 정당인 우리 당의 강화, 성장의 전망 등의 조건을 들 수 있다.

(1) 민주주의 제도의 발달과 의식의 정착

(가) 전후 일본에서는 여러 민주적 제도가 전쟁 전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달하고 있으며, 이것이 평화 혁명이 제기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초 조건을 만들어내고 있다. 왜냐하면 민주주의적 제제도가 보장되는 한, 혁명을 향한 국민의 의지 결집, 단순히 노동 계급의 선진적인 부분의 의지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국민 제계층의 혁명에 대한 의식 형성과 제계층의 운동으로의 결집을 실현하는 수단이 기본적으로 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여러 민주적 제도는 전후 계속된 반동 세력의 지배 속에서 다양하게 형해화, 공동화되어 오늘날 헌법 개악마저 기도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으며, 향후 그들이 파시즘으로 내달릴 위험이 전무하다 할 수 없다 해도, 동시에 국민의 민주적 의식과 여러 운동에 의해 그 골격은 기본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반동세력이라 해도 그 권력의 행사에 있어서는 적어도 민주주의적인 옷차림을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있다.

(나) 일본 헌법은 여러 민주주의 제도를 법적으로 보장하고, 헌법을 통한 혁명의 평화적 이행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헌법은 천황 조항이 잔존해 있기는 하지만, '국회는 국권의 최고 기관이다'라는 규정을 중심으로 실질적으로는 상당히 철저한 민주주의 헌법의 성격을 갖추고 있다. 현실의 국회는 이 규정이 실질적이지 못하고 공동화되는 경향이 있지만, 이 규정 자체가 국회를 국가의 최고 권력 기관으로 하는 규정이며, 행정권을 규제하는 내용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국회는 단순히 국민의 정치적 세력 분야를 반영하는 것일 뿐 아니라, 또한 혁명 정당에게 있어 단순한 노출 연단의 의미만을 가지는 것뿐만이 아니라, 강력한 대중 운동이 따른다면 이것을 통해 행정에 대한 감시 및 관리와 국민에게 유리한 입법 활동이 가능하며, 그것은 법적으로 보장되어있다. 또한 국가의 최고 행정 기관인 내각이 전형적인 의원 내각제를 채택하고, 국회와 국회에 기초한 정부가 국가기구 전체를 지배하는 결정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평화 혁명의 주요 프로세스 중 하나 인 '의회를 통한 혁명'은 현행 헌법 하에서 길이 열려있다.

(다) 헌법에 의해 규정된 지방 자치 제도는 '국회를 통한' 혁명이 가능하다는 것의 중요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실제로 중앙 정부에 의해 많은 제약을 받아 자치권이 침해되고는 있지만, 지방 자치 단체에 주민의 의지가 반영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또한 지방 자치 단체는 법률의 범위 내이지만 조례의 제정권을 갖고, 각종 소환제도 등 직접 민주주의의 여러 제도를 도입하였고, 이 부분은 지역 주민을 위한 민주적 개조와 사회주의의 전진에 있어 유력한 투쟁의 장소라고 할 수 있다.

(라) 헌법은 노동자의 단결, 협상, 파업의 권리를 포함한 기본적 인권의 주요 조항을 갖추고 있으며, 노동조합을 비롯한 다양한 조직의 존재와 그 활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전후의 노동 운동은 한편으론 권리를 둘러싼 격렬한 투쟁의 역사였지만, 앞으로도 이를 옹호하고 확대하기 위해 싸워야 한다.
  또한 헌법이 사유 재산 제도에 대한 일정한 제한 규정까지 포함하는 것은 헌법의 울타리 내에서 독점 자본의 통제와 공유화가 실현될 가능성이 부여된 것을 의미하고, 계급투쟁의 결과 여하에 따라서는 현행 헌법 하에서 반독점 민주주의 정책의 실현은 물론 사회주의 이행의 단초를 개척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마) 특히 현행 헌법의 전문과 9조에 의해 규정되는 비무장, 전쟁 포기 조항은 오늘날 조금씩 진행되고 있는 재무장으로 인해 공문화되어가고 있지만, 그러나 지금도 자위대를 '음지의 존재'의 지위에 두고 본격적인 국군 창설 - 폭력 장치의 중심 -을 허용하지 않고 있고, 독점 부르주아지의 상부 구조의 가장 큰 약점으로 남아있다. 또한 이 규정에 따라 실제로 비핵무장, 중립, 군비 철폐를 실현할 가능성이 보장되고 평화 혁명의 귀중한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
  이상의 현행 헌법에 담긴 같은 평화적인 민주주의적 특징이 헌법을 통한 사회주의로의 평화적 이행 가능성과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 내고 있다. 물론 이러한 조건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노동자 계급을 핵심으로 노농 동맹을 중심으로 하는 국민 제계층의 강력하고 지속적인 대중 운동을 빼놓을 수없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만큼 제4장에서 밝히듯 현재 투쟁하고 있는 개헌 저지와 헌법 완전 실시 투쟁과 함께 우리의 전략의 중요한 기본이 되는 것이다.

(바) 민주주의 의식의 정착 
  이상에서 말한 민주적 제도와 함께 전후 20년의 대중 운동을 통해 국민들 사이에는 기본적인 인권과 정치적 자유에 대한 민주주의 의식은 상당한 정도로 정착해 있고, 그것이 침범되는 경우 국민 그것에 저항할 의지를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다. 또한 교육 수준이 높은 것도 국민의 민주주의 의식을 지탱하는 데 도움이 되며, 민주적 제도의 폐지는 쉽게 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이 민주주의의 정착은 동시에 공동화와 대세 순응적인 약점을 동반하고 있지만, 국민들 사이에 퍼져있는 민주주의 의식을 기초로 하여 공동화를 극복하고 민주주의의 철저한 확대를 쟁취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또한 형해화되어 있기는 하지만, 국민의 압도적 다수는 의회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국민의 의식 속에서, 의회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형식을 밟는 평화적인 방법에 의한 혁명이 아닌 한 국민 대중의 지지는 얻을 수 없다. 그뿐 아니라 오늘날처럼 민주주의의 일정한 정착과 의회 민주주의의 오랜 전통, 교육 문화 수준의 향상 등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대중이 늘고 대중의 발언권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사회는 몇천만 대중의 동의 없이는 지배를 유지할 수 없게 되어있다. 따라서 평화 혁명의 주요 프로세스 중 하나는 사회주의 지도 정당과 노동 계급이 어떻게 넓은 국민 계층 사이에 정치적 권위를 확립하고 지지와 동의를 쟁취하고 민주적 다수파를 결집해 나갈 수 있을지에 달려 있으며, 게다가 그 길은 기본적으로 열려 있다고 해도 좋다.

 

(2) 사회주의를 위한 물적 토대 성숙

  일본의 국가독점자본주의는 전후 20년이 지난 오늘, 사상 전례 없는 발전을 이루고 있다. 국가는 총자본의 의지하에 투자, 생산, 소비는 재생산 과정의 모든 곳에 거대한 재정, 공공 신용, 관리 통화 제도, 국유 및 국영 기업 등 엄청난 국가적 경제 기능으로 개입하고 있고, 이 개입 없이는 일본의 자본주의의 존립 자체를 생각할 수 없다. 이러한 일본의 국가독점자본주의는 국가독점자본주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이중의 모순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그것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그 첫째는 자본에 의한 지배와 착취가 국가를 매개로 하여 온 사회를 휩쓸어 전 국민이 독점 수탈의 대상이 됨으로써 강화된 모순이며, 그것은 독점체와 광범위한 국민 대중과의 날카로운 대립으로 나타난 민주적 다수파 결집의 물질적 기초를 제공하고 있다. 둘째는 생산이 점점 사회화됨에도 그것이 독점체에 의해 사적으로 소유되어 있기 때문에 태어날 모순이며, 그것은 국가의 개입에 의해 점점 격화되고 있으며, 거기에서 생산의 사회화에 조응한 소유의 사회화, 즉 경제 제구조의 사회주의 개조의 필요가 객관적으로 절실한 것이 되었으며, 또한 국가기구를 매개로 하는 여러 투쟁의 가능성을 낳고 있다. 노동자 계급과 국민은 이러한 모순을 파악해 강력한 대중 투쟁을 전개함으로써 거대한 반독점 국민 전선을 형성하면서 독점체에 대한 민주적 진출과 제한을 쟁취할 가능성과 필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이러한 자본주의의 기본 모순이 최고도로 발전하는 일본의 국가독점자본주의는, 국가독점자본주의가 사회주의 혁명의 직전이라는 규정을 그대로 현실화하고,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사회주의 혁명이 제기되지 않으면 안 되고, 또한 제기될 수 있는 근본적인 조건을 만들어 내고 있다.

(3) 근로 대중의 역량 증대

(가) 일본의 노동자 계급은 이미 국민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계급 분화의 진행에 따라 부단히 양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것은 일본에서의 사회주의 혁명의 기본적인 힘이다.

(나) 그러나 일본의 노동자 계급은 아직 조직적인 통일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고, 엄청난 미조직 노동자를 남겼으며, 기업별 조직인 탓에 기업의식이 생겨나고, 또한 생활의 상대적 안정화에 따른 개량주의로의 기욺, 조합 조직 확대에 따른 조합 기관의 관료화 등의 다양한 약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사회주의 혁명에서 노동자 계급이 완수해야 할 역할이 결정적으로 큰만큼 해결이 불가피한 중요한 과제이다.

(다) 이러한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일본의 노동 계급은 자본주의 국가 중에서도 고도의 조직률을 보이며, 조직은 점점 진행되고 있다. 조직의 대부분은 동시에 전국적인 통일 조직체에 결집되어 있으며, 또한 산업별 조직, 지역적인 조직이 발달되어 노동 계급의 조직적 역량을 증대시키고 있다. 또한 이러한 조직은 세계적인 노동자 조직과 연계를 가지고 있으며, 프롤레타리아트의 국제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라) 일본의 노동자 계급은 일본 독점(자본)의 고도성장을 지탱하는 기형적으로 높은 착취율과 미국의 간섭에 의한 특수한 민족 모순에 의해 운동이 매우 전투적이고 급진적 성격을 띨 수밖에 없게 되었다. 전후 수십 년 동안 임금을 비롯한 노동 조건의 향상을 위한 제투쟁이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은 동시에 뛰어난 정치적 성격을 가진 투쟁이기도 하다. 또한, 평화, 민주적 제권리, 주권 회복을 위한 정치 투쟁에서 노동자 계급의 전투성은 현저하게 높고, 이러한 것은 안보, 미이케 투쟁에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마) 농민 운동은 토지 개혁 실시 이후 오랜 기간 침체되어 있지만, 오늘날 농민은 생산, 유통의 모든 측면에서 독점의 덫에 걸려, 독점의 착취, 수탈과 대립할 수밖에 없는 상태에 놓여있다. 또한 오늘의 현저한 농업 구조 변화의 진행은 새로운 농민 운동의 고양의 가능성을 급속히 증대시키고 있으며, 광범위한 노농 동맹의 조건을 만들어 내고 있다. 따라서 우리 당의 적극적인 지도를 통해 농민이 노동자와 같은 입장에 서고, 사회주의 제개조를 받아들이고, 혹은 적극적으로 그것을 요구하게 할 가능성을 만들어 내고 있다.

(바) 오늘 화이트 칼라라는 기술자, 공무원, 사무직, 서비스 부문의 직원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독점 자본은 이를 새로운 중간 계층으로 파악하고 그 증가를 선전하고 이를 독점을 지탱하는 중요한 기반으로 삼으려 하지만, 이른바 화이트 칼라 계층은 그 형태가 다양하고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으로 정신 노동자이며, 이를 노동자와 대립하는 의미에서의 '중간층'으로 생각할 수는 없다. 또한 몰락중인 구 중간층은 자기의 지위를 상승시킬 수 있는 기회를 거의 상실하고 오히려 반 실업자 상태에 놓여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근로 제계층이 현실에 처해있는 조건은 다양하게 반독점 사회주의 제개조를 받아들일 요인을 창출하고, 노동자 계급과 사회주의 지도 정당의 적절하고 강력한 작용에 의해 사회주의로의 광범위하고 유력한 동맹군이 될 조건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

(사) 일본에서 사회주의 세력의 역량은 사회주의 정당의 강화 발전에서 나타나 있다.
  우리 당은 다양한 약점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세계 사회주의 정당 속에서도 빼어난 전투성과 지도성을 발휘하고 국회의 3 분의 1 석과 1,200만의 지지표를 가지고 있다. 또한 민사당[각주:1], 공산당의 양당은 그 지도적 이데올로기의 오류에도 불구하고 근로 계층 사이에 일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이러한 사회주의 세력의 역량은 선진 자본주의 국가 중에서 최고라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4) 국제적 조건

(가) 사회주의 세계 체제의 형성, 식민지 체제의 붕괴, 노동자 계급 및 민주 세력의 증대 등 세계적인 역관계의 변화, 평화 공존 체제, 유엔의 평화적인 기능의 강화 등을 통해 오늘은 무력 간섭과 경제 봉쇄 등의 반혁명 간섭을 저지하는 조건이 높아지고 있어 그만큼 혁명의 평화 이행을 용이하게 하고 있다. 오늘날 군축의 전망도 드디어 열리고 있으며, 그 진전이 평화 이행에 있어서 유력한 역할을 할 것은 분명하다.

(나) 우리나라에서 지배 계급이 미국 제국주의와 군사 동맹을 맺고 있는 것은 사회주의의 실현에 있어서 특별히 어려운 조건을 낳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안보 폐기 투쟁은 대중 투쟁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지만, 오늘의 국제적인 조건이 기본적으로 미국에 의한 공공연한 간섭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또한 이러한 미일 관계는 다양한 민족 모순을 만들어냄으로써 일본 국민에게 강한 평화 · 중립의 의식과 투쟁을 불러일으키고, 또한 일본 국민의 투쟁을 아시아 제국민이 지지하는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 있다.

(다) 소련 중국 등 강력한 사회주의 국가와 인접해있는 것은 제국주의의 군사 간섭을 어렵게 만든다는 의미에서 혁명에 유리한 조건이 되고 있다. 또한 경제 문제의 해결이 이행 과정의 큰 과제가 될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사회주의 국가들과 긴밀한 경제 협력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조건은 혁명에 큰 플러스가 된다.

(라) 아시아에서 최근의 정세는, 베트남, 라오스에서 도발이 행해져 전쟁의 위험이 조성되었지만, 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냉전 구조의 동요는 자명하고, 한국, 대만, 남베트남 등의 냉전 국가의 모순이 심화되면서 미국의 극동 지배는 잇따라 타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정세는 제국주의 지배의 시대가 후퇴하고 있음을 국민에게 인식시키는 것과 동시에, 국가의 중립화의 필요와 현실을 국민 앞에 분명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 또한 향후 아시아 국가들이 다양한 템포와 형태로 사회주의로 기울 것이란 전망은 사회주의 일본의 실현에 더욱 유리한 국제 환경이 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5) 국민의 반독점 사회주의 의식의 강화의 필요성
  이상과 같은 조건은 국민 제계층 사이에 일상적으로 반독점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를 낳고 강화하게 만든다. 물론 객관적 조건이 즉시 의식에 직결되지는 않으므로, 현실의 국민 제계층의 의식은 쉽게 민주주의적, 평화주의적 차원을 뛰어넘지는 않는다. 게다가 그 민주주의적 이념의 정착조차 끊임없는 독점 이데올로기의 침투에 의해 공동화되는 상황에 있다. 또한 경제의 고도성장은 국민의 소비 수준을 어느 정도 끌어올리는 가운데, 대중 속에 현상긍정주의[각주:2]를 낳고, 변혁을 바라지 않는 경향을 낳고 있는 것도 부정하기 어렵다. 인텔리겐차는 의식의 행동으로의 전화를 방해받고, 대중 사이에는 이른바 정치적 무관심이라는 현상도 생겨나 고있다.
  이런 점들은 지배층의 대중 조작을 용이하게 하고, 혁명 세력의 결집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지 않고는 앞서 말한 기본적으로 혁명에 유리한 내외의 조건도 사회주의로의 적극적으로 주체적 조건으로서의 결실을 얻지 못한다. 그것은 노동자 계급을 핵심으로 노농 동맹을 중심으로 하는 광범위한 근로 제계층의 투쟁과 조직의 발전 강화와 그것을 지도하는 우리 당의 활동 여하에 달려있다.

 

2. 이행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전망과 여러 방도

 

(1) 민주적 다수의 결집

(가) 이상과 같이 우리나라에서는 혁명의 평화이행을 달성하기 위한 기본 조건은 갖춰져 있고, 우리가 우리 당을 중심으로 한 여러 혁신세력과 조직의 질과 양 양면에 걸친 비약적인 강화의 달성과 함께, 이러한 유리한 조건을 한층 강화하고, 탄탄한 지도를 행해 나간다면, 일정한 정치경제적 위기의 성숙 하에서 국민의 다수를 얻어 혁명의 평화적 이행을 현실화하는 길이 열려있다. 그래서 우리가 당면한 과제는 헌법 옹호와 완전 실시를 총괄하는 다양한 평화와 민주주의 투쟁의 과제를 철저히 수행하는 것이다. 이 과제는 평화와 군축, 비핵무장, 안보 반대, 중립, 주권의 완전 회복, 여러 민주적 제도의 옹호 및 확대, 국민 제계층의 생활 향상과 경제 제반 구조 개혁, 교육, 문화, 사상 개혁 등등이다. 민주주의의 여러 투쟁은 착취를 근절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그 목표와 요구 및 내용에서 사회주의 투쟁과 구별되지만, 그만큼 이것의 실현을 통해 더 널리 국민을 결집시킬 수 있고(반독점 국민 전선), 게다가 이러한 요구의 실현을 막고 있는 것이 바로 독점체이기 때문에 그 투쟁은 필연적으로 반독점 투쟁으로 성장 전화하는 성격을 띠고 있으며, 독점을 약화시키고 고립시켜가는 가운데 결국은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투쟁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렇게 민주주의 투쟁의 철저한 수행은 한편으로는 민주적 다수를 결집하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이 투쟁 자체가 사회주의 투쟁으로 발전하는 성격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 발전 가능성을 현실화하는 것이 바로 사회주의 정당인 우리 당의 임무이다. 오늘의 조건에서 민주주의 투쟁과 사회주의 투쟁 사이에는 큰 차이가 없고, 민주주의 투쟁과 사회주의 투쟁은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분리할 수 ​​없다. 이것이 오늘날의 사회주의 혁명이 민주주의를 통한 사회주의 혁명으로서 달성된다고 하는 이유이다.

(나) 우리는 이러한 여러 민주적 투쟁을 통해 노동자 계급을 핵심으로 노농 동맹을 중심으로 하는 광범위한 주민층을 대상으로 정치적 권위를 수립하고, 근로 계급과 신구 중간층과 동맹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하다. 그것은 구체적으로는 ① 경영, 직장에서 우리 당을 중심으로 한 혁신적인 다수의 결집, ② 지역 및 지자체의 다수, ③ 행정기구에서의 혁신적 다수파의 결집과 ④ 그들에 의한 국회의 다수파 획득으로서 실현된다.
  이러한 민주적 다수의 결집은 동시에 반동 세력을 고립시키는 것이며, 그것은 구체적으로는 ① 보수당의 후퇴, ② 자위대, 경찰의 중립화 내지 혁신으로의 기욺, ③ 관료 장악 ④ 언론의 중립화 내지 혁신으로의 기욺, ⑤ 우익의 고립화로 실현된다.

 

(2) 이행 과정의 구체적 전망

(가) 우리가 민주적 다수를 결집하고, 우선 정부를 취하고 곧이어 사회주의로 이행하는 것은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보수 대 혁신의 대립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사회주의 정당과 또한 이른바 양당론자가 주장하는 혁신운 부르주아지의 지배의 테두리를 넘지 않는 한에서의 혁신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러한 혁신 야당이 정부를 수립한 경우에도 그 시책은 다양한 사회 정책, 복지 국가적 제요소의 증가라는 양적인 차이에 불과하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보수 혁신 양당의 대립은 그 본질에 있어서 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타리아트라는 근본적인 대립을 표현하고 있다. 우리 당의 노선은 일관되게 독점체와 제계층의 대립을 추구하여 왔으며, 당은 언제나 사회주의 실현의 불퇴전의 결의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혁신 정당에 대해 현재의 지배 계급이 순순히 정권을 양보할 리가 없다. 이러한 보수 혁신의 본질적인 계급적 대립을 체현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우리가 정부를 조직하고 사회주의로 전진하는 과정에서는 평화적 이행임에도 지배 계급은 모든 수단과 기회를 잡고 필사적인 저항을 시도할 것이 분명하다. 아마 우리나라에서는 과도 정부를 실현하기 위해서도, 전술한 민주주의 투쟁의 과정에서 강력한 대중 투쟁의 고양과 심지어 정치경제적인 객관적 조건에 의해 정치적 위기가 일어나고, 그 위기에 대항해 신정부 수립의 의지와 정책을 명확히 한 지도 정당과 노동자 계급을 중심으로 한 반독점 세력(반독점 국민 전선)이 적절히 대처하고 이를 돌파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일본에서는 기본적인 조직의 강화와 대중 투쟁을 동반하지 않는 이른바 선거 투쟁만으로는 의석 수의 확대 자체가 어려운 일일뿐만 아니라, 비록 다수를 획득했다 해도 수립한 정권의 안정을 기할 수 없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정권은 싸워서 얻어내야 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즉 우리가 집권 이전에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진정한 민주적 다수를 획득했을 때 비로소 정권의 이동이 비교적 평화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생겨나고, 정권 획득의 시기 또는 그 직후에 일어날 수 있는 일종의 혼란에도 견딜 수 있는 것이다.

(나) 집권 전후에 예상되는 지배층의 저항, 예를 들어 자위대와 경찰에 의한 대중 운동의 탄압의 강화는 물론, 선거 방해, 우익 폭력의 개입 내지 방임 등이 예상된다.
  반동 관료군(群)의 행정 사보타주, 방해 행동도 당연히 예상된다. 독점 부르주아지의 저항은 자본의 해외 도피, 생산 사보타주, 신용 유통기구의 교란 등 수단을 가리지 않고 행해질 것이다. 언론의 저항도 과소평가할 수 없다. 구 중간층 내부에서 반(反) 사회주의 내지 우익 세력이 대두하는 위기도 일어날 것이다. 직업적인 우익에 의한 테러 위험은 말할 것도 없다. 미국 제국주의를 선두로 하는 국제 부르주아지 전선에서 유무형의 압박 및 간섭의 위험성도 존재한다.
  우리의 평화 혁명의 길은 이러한 방해와 저항 압박이 있을 것을 무시하고 논해지는 것이 아니라, 이런 위험한 조건을 모두 예상하면서도 그들을 억제하고 분쇄할 조건이 존재한다는 확신에서 이야기되는 것이다. 즉,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넓은 국민 제계층 사이에 우리의 정치사상적 권위를 확립하고, 평소의 대중 투쟁의 고양과 함께, 반동 세력을 국민으로부터 고립시킴에 있으며, 또한 수립된 정부에서 행할 단계적 제정책이나 정치적 결단에서 오류를 범하지 않는 것에 있다. 이러한 것이 성공한다면 예상되는 반동 세력의 방해를 큰 혼란을 수반하지 않고 제거하고 저항을 분쇄하는 것은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 특히 새 정부를 국민의 대다수가 지지하게 되고, 혁신 세력의 힘이 점차 강화되고, 관료를 장악하고, 경찰과 군대까지 중립화 내지 혁신으로 기울고, 언론도 같은 보조를 취하고, 중요 산업의 노동자들은 산업 방어에 서게 되는 상황이 오고, 해방된 대중의 행동이 부단히 고양되고, 반혁명의 승리의 전망이 없어지고, 게다가 한편 혁명 정권이 일정한 경영자에게는 협력을 요구하는 등 유효, 적절한 제반 정책의 수행에 오류가 없다면, 부르주아지 중에는 무익한 저항을 중단하는 사람도 속출할 것이다.
  이렇게 그들 사이에 심각한 동요와 분열이 일어나고, 국가 권력의 최종 장악과 사회주의적 개조가 평화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 물론 평화 이행은 직선적인 과정이 아니다. 혁명의 전진은 동시에 항상 다른 한편으로는 반혁명 파시즘의 위기를 포함한 부르주아지의 회복과 역습, 한편으로는 혁명 세력의 분열, 혹은 대중의 고양 침체라는 위기를 동반한다. 우리는 이러한 위기를 튕겨내고 극복하면서 사회주의 혁명을 달성해야 한다.
  여기서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는 것은 이행의 때에 폭력을 사용할지 사용하지 않을지는 적의 향방에 달려 있다는 이른바 '적 향방론'에 관하여 이다. '적 향방론'은 오늘날의 조건에서 주체적인 선택을 포기하는 논의이다. 지배계급이 자진해서 권력을 넘겨주지는 않지만, 그러나 폭력을 사용하려는 의지와, 폭력의 사용이 가능한지는 여부는 별개의 것이다.
예를 들어 제국주의자는 제국주의자인 한 전쟁도발의 의지를 버리지 않지만, 그 의지를 실현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지고 있는 것과 같다. 문제는 혁명 세력 측이 대중 투쟁과 국민적 고립화를 통해 적의 폭력의 발동을 봉쇄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그리고 오늘날은 적이 뜻대로 폭력을 발동하여 혁명에 저항하는 것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으며, 혁명의 길에의 선택권은 큰 폭으로 노동자 계급의 편으로 옮겨 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우리의 평화의 길이야말로, 단순히 바람직할 뿐만 아니라 가장 효율적으로 사회주의에 도달하는 길임을 확신하고, 의식적으로 이 길을 선택하고 추구해 나가는 바로 그 노력 이야말로 상대방의 '향방'도 규제해 나갈 것이다.

 

(3) 지배층 저항 제거를 위한 조치

  우리는 이하의 문제의 해결에 이르러 다음의 것을 전제로 밝혀 둘 필요가 있다.
  원래 군사력은 그 자체가 허공에 떠서 존재지 않는다. 그것은 지배 계급과 피지배 계급 간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심지어 이데올로기적인 관계들의 전체로서의 상호 관계 속에서 존재하고 작동하는 것이다. 따라서 군사력의 발동을 억제할 수 있는지 여부는 우리가 지배 계급 측으로부터 헤게모니를 빼앗아 잡고 국민의 압도적 다수를 결집할 수 있는지 여부에 기본적으로 달려있는 것이다. 또한 오늘날 실현의 장이 열리기 시작한 군축을 지향하는 국제적인 제동향도 다음 과제의 실현에 유리한 조건이 되고 있다. 이러한 전제를 확인한 후, 구체적으로 다음의 시책과 여러 방도를 추진함으로써 혁명의 평화 이행을 실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 자위대에 대해
  근본적으로는 헌법 전문 및 제9조의 완전 실시로 자위대의 해산을 목적으로 하지만, 이를 위한 과도기적 조치로 당분간은 우선 자위대의 국방부로의 승격 등 자위대의 확대 및 핵무장화를 저지한다. 또한 ① 문관 통제의 강화, ② 자위대원의 민주적 권리의 확보, 자위대 내부의 정치 활동, 사상 활동의 자유, ③ 국민 경찰대와 국토 개발, 치산치수, 재해 대책 등을 위한 평화건설대로의 재편성, 가급적 신속한 축소의 실현, 그에 따른 자위대 예산의 순차적인 축소 절감, ④ 이상과 같은 여러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정치사상활동의 자유의 보장과 함께, 우리 당을 비롯한 민주적 조직과 주민 조직과의 상호 접근에 의한 영향력의 확대에 의해, 자위대원의 사상 개조를 위해  노력하고, 그들의 군국주의적인 치안대책적 성격을 일소하는 것.

(제2장의 이후의 내용은 아카이빙에서 소실되어 있어 싣지 못한 점 양해 바랍니다. 조만간 다른 자료를 토대로 번역해서 올리겠습니다. 역자 주.)

  1. 사회당 우파가 분열하며 창당한 정당. 반공주의적인 성격을 가졌고 복지국가를 지향했음 [본문으로]
  2. 현재 상태에 머무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주의.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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